■ 정원현 `이비` 해외사업팀장
내일은 `아이디어맨` 매테로 경영트렌드 익혀
"회사에서 팀장들에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하는데, 지금까지는 내 분야에 국한된 아이디어만 내고 있었죠. 스스로 한계를 뛰어넘어 보자는 생각에 매경TEST에 응시하게 됐습니다."
국가공인 경제ㆍ경영 이해력 시험 매경TEST 제21회 정기시험이 열린 지난 23일. 서울 풍문여고에서 시험에 응시한 정원현 씨(43)는 학창시절 장학퀴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재미있게 시험을 치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교통카드 정산시스템 개발 기업인 `이비`에서 해외사업팀장을 맡고 있다. 그는 관리자로서 역량을 더 높이기 위해 매경테스트(이하 매테)에 응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매주 한 번씩 팀장급끼리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회의에 참석한다. 자기 부서뿐만 아니라 타 부서 업무나 고민을 이해해야 전체적으로 원활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동료 팀장들은 회의에서 일종의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그의 전공은 환경과학이다. 그런데 회사 특성상 전기ㆍ전자 분야를 공부한 팀장들이 많아 회의 석상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신사업 아이디어를 내야 할 때면 기술 실무자들은 단말기나 장비 관련 아이디어만 냈다.
그와 동료 팀장들은 회사 경영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최신 경제 이슈나 경영 트렌드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조금 더 나은 의견을 내는 `아이디어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찾은 것이 매테다. 시험까지 3주밖에 남지 않아 11월 시험을 치를까 생각했지만 `쇠뿔도 단김에 빼자`는 생각에 팀장급 10명은 모두 이번 시험에 응시했다. 그는 다음 시험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응용문제는 특정 사례가 주어질 때 어떻게 문제에 접근하고 풀어야 할지를 고민하게 해줘 실제 회사 일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장애우 서울대 이화영 씨
휠체어 앉아 `응시 투혼` 경제실력 쌓아 이웃 보답
"살아오면서 친구, 이웃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제 남들에게 받아온 도움을 사회에 되갚고 싶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신체적 장애를 안고 살아온 이화영 씨(25ㆍ서울대 통계학과 4년)는 휠체어에 앉은 채로 `매경TEST`를 치렀다. 지난 23일 제21회 매경테스트(이하 매테) 정기시험을 치른 이씨는 밝은 얼굴로 "학창시절 장애를 기회 삼아 열심히 공부에만 매진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큰 불운을 겪었다. 태어날 때 병원 측 과실의 의료사고로 인해 두 다리가 성치 않았던 것. 오랜 치료와 수술로 현재는 걸을 수 있으나 여전히 독립 보행은 불가능하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뜻하지 않은 도움을 많이 받고 자라 삶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일주일에 한 번씩 학교 인근 보육원을 찾아가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을 상대로 교육봉사를 하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통계학을 전공하면 주로 사보험사로 많이 간다. 오랜 고민을 해봤으나 제 가치관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사기업보다는 공기업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적 자본으로 사회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기 위해 노력하는 기관에 몸담아 그간 이웃들로부터 받았던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는 것이다.
장애로 인한 내적 상처가 컸을 법도 하지만 그는 매우 긍정적이다. 우수한 학벌과 스펙에도 이미 몇몇 입사시험에서 좌절을 맛봤으나 그는 낙담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매테는 800점을 넘어야 한국은행 등 주요 금융공기업 입사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데, 이번에는 힘들 것 같다"며 "처음 치른 것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지만 다음에는 고득점을 받을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조성호 기자 / 연규욱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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