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공인 비즈니스 사고력 측정시험인 ‘매경TEST’ 제22회 정기시험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취업준비생들은 물론 이미 취업에 성공한 이들도 승진·이직 등을 위해 치러야 하는 ‘통과의례’ 시험으로 자리 잡은 매경테스트(이하 매테)는 고득점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일단 고득점을 획득하면 각종 평가에서 가산점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지난 8월에 시행된 21회 시험에서 고득점을 한 3인으로부터 비법을 들어봤다.
기출문제 풀고 오답노트 작성
“3개월 전부터 체계적으로 접근한 것이 고득점의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종상 SK해운 가스선영업본부 차장(40)은 지난 8월 매테 시험에서 880점을 받아 직장인 중 최고 득점을 기록했다. 이 차장의 전공이 경영학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학교를 졸업한 지 10여 년이 지난 것을 감안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 차장 본인도 “경제학 책을 다시 들여다 보니 기억 안 나는 것이 꽤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진을 위해서라도 매테 고득점은 반드시 필요했고, 이 차장은 매테를 3단계로 접근했다.
먼저 매테 기출 문제를 구해 풀었다.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듯이 문제 유형부터 파악해 공략법을 세운 것이다. 이후 본격적인 시험 준비는 이론과 실제 문제가 함께 정리된 책을 구해 공부했다. 여기서 한 가지 포인트는 꼭 틀린 문제는 따로 노트에 기록해 뒀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가 시험에 들어가는 매테의 특성을 감안해 2주 동안 시사 공부를 집중적으로 했다.
이 차장은 혼자서 공부했다. 처음엔 스터디 그룹을 구성하기도 했지만, 여느 바쁜 직장인들처럼 서로 모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퇴근 후 사무실, 주말에는 집에서 집중적으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이렇게 공부를 하고 보니 실제 업무에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매테의 경우 이론과 실제를 접목해 문제를 냅니다. 공부하는 동안 이 점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시험 준비와 실무 모두에서 효과가 난 것 같습니다.”
SK해운은 승진 대상자를 평가할 때 매테를 활용하고 있다.
경제학원론 3회 정독
공대를 나왔지만 평소 경제에 관심이 많았다는 김다솔 씨(28·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주임연구원). 지난해 5월에 본 그의 첫 성적은 600점대 후반. 국가 공인 등급에 해당하는 점수였지만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계속 시험을 봤고 올 8월 그는 785점을 받았다. 1년 동안 무려 100점 이상 성적을 올린 것이다.
이를 위해 그가 택한 공부법은 경제학원론 서적을 손에서 놓지 않은 것. 올 8월 시험 직전까지 1년여 동안 책을 3회 정독했다. “시사 실무가 강조되는 매테 시험이지만 그래도 기본이 튼튼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택한 공부법이었다”고 전했다.
물론 돌아가는 경제상황도 꼼꼼히 체크했다. 회사가 매테를 승진이나 인사고과 평가에 활용하진 않지만 그는 계속 시험을 볼 예정이다.
“기회가 되면 사업팀에서 일하고 싶은데 매테 성적이 있으면 업무 능력을 내보일 수 있는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제신문 꾸준히 읽어
“평소 꾸준히 경제 신문을 본 게 도움이 됐습니다.”
1년에 한 번씩 매테를 본다는 고승민 한국도로공사 과장(36)은 특별한 공부법 대신 신문 이야기를 했다.
경제나 경영을 전공했다면 신문만 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의 전공은 철학이다.
그가 신문만으로 고득점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매테가 아무래도 시사적인 면과 실무 연관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최신 시사나 경영 트렌드를 익히기 위해서는 신문만큼 좋은 교재가 없습니다. 이런 것들은 신문을 통해서 익히는 게 가장 빠르고 시험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라는 그의 말. 매테는 이론만 알아서는 고득점을 할 수 없는 시험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신문을 제대로 꾸준히 보기 시작한 것은 “사내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였지만 실무 성격이 강한 매경테스트에서 고득점을 한 배경도 된 것이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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