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금융교육학회 ‘학교 금융교육 내실화 방안’ 심포지엄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앞줄 왼쪽 둘째), 오순명 금융소비자보호처장(앞줄 맨 왼쪽) 등이 3일 심포지엄 발표를 경청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미래 세대가 안정적으로 금융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움의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아이들의 꿈이 금융 역량이라는 날개를 달 수 있도록 어른들이 힘을 보태야 한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에 대한 교육이 어릴 때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3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학교 금융교육 내실화 방안’ 심포지엄에 참석한 진 원장은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초·중·고 교실에서부터 내실 있고 효과적인 금융 교육을 해야 한다”며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금융 역량을 갖춰 현명한 금융 소비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금융감독원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사단법인 한국금융교육학회 창립을 기념해 개최됐다. 한국금융교육학회는 금융 지식을 국민에게 널리 이해시켜 합리적인 금융생활을 돕기 위해 출범했다.
초대 회장에는 김종호 서울교육대학교 명예교수가 선임됐고, 운영위원으로 △부회장 천규승(KDI 연구위원) 한진수(경인교육대학교 교수) △국제이사 홍은주(한양사이버대학 교수) △학술이사 남재현(국민대학교 교수) △편집이사 이광호(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등이 참여했다.
김종호 회장은 이날 주제 발표를 통해 “돈을 잘 관리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교육은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제대로 된 금융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 초등학교 5학년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4%가 학교에서 돈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돈에 대해 학교(12%)보다 부모님(42%)에게 배운다고 답한 학생이 많았다”고 밝혔다.
토론에 나선 최경선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은 국내 분야별 경쟁력을 살펴보면 경제와 금융이 겉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한국 금융시장 성숙도는 144개국 중 2007년 27위에서 올해 80위로 추락했다”며 “한국은 스마트폰, 반도체, 자동차 등에서 세계 최강 대열에 올라 있고 세계 경제 순위 15위권이지만 금융 경쟁력은 한참 뒤떨어진 상태”고 분석했다. 이어 “금융을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실생활과 연관시켜 가르칠 수 있는 교사 양성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경제가 올해 교사들을 대상으로 50명씩 두 차례에 걸쳐 ‘NIE 경제 교수법 포럼’을 실시했는데 교사들의 참여와 호응도 매우 컸다”며 “교원평가에 활용되는 교원직무연수제도 학점이 인정되지 않는데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 교원평가에 반영되도록 제도화한다면 교사 교육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문종국 서울강남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이와 관련해 “교사들의 경제·금융 교육 연수가 강화돼야 한다”면서 “경제·금융 교육의 성패는 그 내용보다 교사의 관심에 더 크게 좌우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제 발표자인 이성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실장은 2009년 고등학교 경제교과서에 신설된 금융 단원 분석을 통해 “대상으로 삼은 교과서 4종은 기본적인 내용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으나 최소한으로 제시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한 교과서를 예로 들며 “수입과 지출에 관한 설명이 간략히 제시되고 있으나 이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관한 구체적 설명은 포함돼 있지 않아 부실한 상태”라고 전했다.
박정태 금융감독원 팀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금융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면서 “취약계층 등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금융이해력을 측정하고 이를 토대로 금융 교육 우선순위와 방향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기송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금융회사의 학교 교육 지원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강사 인증 마크제, 강사 양성 과정 운영, 1지점 1학교 연계교육, 소외지역 학교 집중 교육제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문수인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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