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그룹 승진 대상자 101명이 지난달 30일 충북 단양군 대명리조트에서 `매경TEST`로 승진시험을 치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아침 충북 단양군에 있는 대명리조트. 수려한 단양팔경 주변으로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든 가운데 이곳에 모인 대명그룹 직원 101명은 `매경TEST`로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는 승진시험을 치렀다. 최근 채용·인사 시즌을 맞아 대명그룹, 에이텍, SK해운, 나라그룹, 중소기업중앙회 등 주요 기업·단체 임직원들 사이에 매경테스트(매테) 바람이 불고 있다.
국가공인 비즈니스 사고력 측정시험인 매테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 취직·승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명그룹은 지난해 인사관리 시스템을 바꾸면서 매테를 도입했다. 임직원 인사 평가 시스템의 질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이승복 대명홀딩스 소통기획팀 파트장은 "대명그룹은 효율성 높은 수평적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인사관리 시스템을 직급제에서 직책제로 전환했다"며 "이 변화에는 인사관리 시스템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데 공신력을 갖춘 매테를 도입해 해결했다"고 밝혔다. 대명그룹은 기존 임원 직급은 `팀장` 직책으로, 부·차장은 `파트장`으로, 과장 이하는 `매니저`로 전환했다.
이날 매니저 승진 대상자 101명에 대한 시험을 주관한 전창희 대명레저산업 인사관리팀장은 매테 덕분에 긍정적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매테는 경제·경영에 대한 기본 지식뿐만 아니라 시사·사고력을 테스트하기 때문에 임직원들이 시장의 변화·목소리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며 "수요자 중심으로 제품·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명그룹은 다음달 파트장 승진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매테를 또 치를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사 에이텍도 매테로 승진시험을 치렀다. 지난달 31일 판교테크노밸리 강당을 빌려 승진 후보자 84명을 대상으로 치른 시험에는 신승영 대표도 함께 참가했다. 임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다.
에이텍 신승영 대표가 지난달 31일 승진 후보자 84명과 함께 `매경TEST`를 치르고 있다.
신 대표는 "직원들이 대부분 이공계 전공자들이어서 경제·경영 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것 같다"며 "매테는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판단돼 승진 평가에까지 반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993년 설립된 에이텍은 교통요금 징수 시스템과 산업용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업체다.
신 대표는 이어 "경제 지식은 개인적으로 인생을 설계하는 데에도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이라며 "매테를 최대한 자주 시행해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SK해운 해외 주재원들은 이달 21일 열리는 매테 제30회 정기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귀국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 중국, 싱가포르에 주재하는 SK해운 주재원들은 매경TEST 사무국으로 이메일을 보내 "올해 마지막 정기시험에 응시하려 준비 중"이라며 "시험 대비 노하우와 해외에서 접수시키는 방법 등을 알려 달라"고 문의했다. SK해운 직원 가운데 내년 승진 대상자들은 올해까지 매테 점수를 제출해야 한다.
이뿐 아니라 나라그룹도 다음달 부·과장 승진 대상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매테를 치를 예정이며, 철강업계 S사도 다음달 과장급 승진 대상자 100여 명을 평가하기 위해 매테를 치른다. 또 패션유통업계 S사는 올해 처음으로 매테를 도입해 이달 중순 승진 후보자 130여 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른다.
매년 매테로 신입사원을 뽑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는 오는 27일 채용 시험을 치른다.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매테를 잘 본 신입 직원들은 자질 또한 우수하다"며 "매테가 지식·사고력·시사 분야를 골고루 평가하기 때문에 다양한 전공을 가진 입사 지원자들의 자질을 평가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5년 전부터 신입 직원을 채용할 때 매테를 활용하고 있다.
매테는 금융·서비스·유통·음식료·철강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에 채용·승진 등을 포함한 인사평가 특별시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별시험 결과를 분석해 보면 직급이 올라갈수록 점수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직급이 높아질수록 다양한 시사 이슈를 접하고 사고력과 판단력을 요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되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급 상승에 따른 고득점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오재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