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신문과 국방부가 공동 주최한 `전역합니다! 새출발 뉴비전` 행사에 참여한 장교들이 8일 국가공인 경제·경영 사고력 측정시험인 `매경TEST`를 치르며 실력을 점검하고 있다(왼쪽). 장교들은 지난 7일 포스코 포항 본사를 방문해 산업현장에 대한 생생한 설명도 들었다(오른쪽). [이승환 기자]
"전역 후 어떻게 취업할지 막막했습니다. 이제는 좀 감이 잡힙니다."
매일경제가 국방부와 공동으로 전역을 앞둔 장교들을 대상으로 취업·창업 교육을 실시했다. 전역한 뒤 군을 떠나 사회에서 새출발을 해야 하는 20대 후반~30대 중반 장교 70명을 대상으로 취업과 창업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전해주는 자리였다.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은 소위 엘리트 집단이라는 장교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군 복무를 하는 동안에도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제대 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예전 장교 출신은 기업들이 선호해 회사를 골라 들어갔다고 하지만 현재는 똑같은 취업준비생일 뿐이다.
지난 6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열린 `전역합니다! 새 출발 뉴 비전` 행사는 대학을 졸업한 뒤 장교로 복무 중인 장병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각 부대에서 모범적으로 복무 중인 위관급 장교를 참석자로 선정했기 때문에 국가를 위한 헌신에 보상을 한다는 취지도 있었다. 이를 위해 서울 시내 호텔에서 숙식을 하며 취업과 창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을 엄선된 강사를 통해 전달했다. 또 강의만 이어지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선배 장교들 경험담을 들려주는 `성공 취업 토크 콘서트`와 경제·경영 지식을 겨루는 `경제 골든벨을 울려라` 등을 통해 참석자들의 공감대와 참여도를 높였다.
첫날에는 창업하는 방법과 자기 소개 요령, 사회 생활을 위한 내 이미지 만들기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창업의 길잡이` 세션을 이끈 이형곤 GNS파트너스 대표는 "취업이든 창업이든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하는 정신과 태도는 비슷하다"며 "국가에 대한 봉사를 마친 청년들이 미래를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정보와 비전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둘째날에는 국가 기간산업체인 포스코를 방문해 평소 접하기 힘든 산업 현장을 둘러보는 한편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되새기는 시간을 마련했다. 참가자들은 포스코 역사관에서 시청각 자료를 관람한 뒤 `대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강사는 채용 과정을 주업무로 하는 인사팀 직원이 맡아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줬다. 인사팀 직원이 "건강이 좋지 않으면 자기관리에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하자 여기저기서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였다. 이들은 포스코 견학 코스를 따라 이동하며 설명을 들은 뒤 제2열연공장에 들어가 실제 철강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살펴봤다.
마지막 날에는 최근 채용 면접에서 언급이 부쩍 늘고 있는 인문학적 요소에 대한 강연이 이뤄졌다. `나의 가치를 높이는 인문학`이라는 강연을 한 서동욱 서강대 철학과 교수는 "전역을 한 뒤 새로운 세상에 나가는 젊은이들이 인문학적 내용을 디딤돌로 삼아 잘 안착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에는 이 밖에 인간관계론과 경제·금융지식을 다루는 강의도 진행됐다.
사흘 일정 중 마지막은 국가공인 비즈니스 사고력 측정시험인 `매경TEST`가 장식했다. 참석자들은 오랜만에 치르는 시험에 꽤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경테스트(이하 매테)를 본 한 참가자는 "제대를 불과 2개월 남짓 앞둔 상태인데 경제와 경영에 대해 지식이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평소에 좀 더 주의 깊게 신문과 뉴스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역 예정 모범 장병 격려 행사에 참가한 젊은 장교들은 "취업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고 마음만 급했다"며 "체계적으로 정보를 얻게 돼 앞으로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감을 잡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오는 7월 제대하는 김지성 공군 중위는 "실전에 바로 쓸 수 있는 내용이어서 매우 알찬 시간이었다"며 "유용한 정보도 있었지만 교육을 받으며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자리가 돼 더욱 뜻깊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부사관과 병사를 대상으로 각각 오는 27~29일과 다음달 19~20일 추가 실시된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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