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인 경영·경제 이해력 인증시험 `매경TEST`가 영어 버전인 `MK-TEST인터내셔널`을 공식 출범시켰다. 첫 시행지는 창조경제 선진국 이스라엘. 지난 5월 26일과 6월 27일 이틀에 걸쳐 현지 최고 명문대학인 히브리대에서 재학생과 창업·취업 준비생 등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렀다. 지난 5월 26일 현지 고사장에서 응시자들이 문제 풀이에 열중하고 있다.
창조경제 선진국인 이스라엘 청년들은 한국 젊은이들에 비해 창업에 대한 자신감이 높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스라엘 현지에서 국가공인 경영·경제 이해력 인증시험인 `매경TEST`의 영어 버전 `MK-TEST인터내셔널`을 치른 응시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드러났다. MK-TEST인터내셔널은 현지 최고 명문대학인 히브리대에서 재학생과 창업·취업 준비생 등 1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26일과 6월 27일 두 차례에 걸쳐 시험을 치렀다. 아울러 국내 우송대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Solbridge International School of Business)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50여 명도 지난달 12일 `MK-TEST인터내셔널`에 응시한 뒤 설문에 응했다.
이스라엘 청년들은 설문 응답을 통해 같은 또래 한국인과는 다른 의식을 보여줬다.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경제·창업 등에 대한 의식을 조사한 결과 이스라엘 청년들은 특히 창업에 진취적인 모습을 보였다.
`본인이 창업을 한다면 성공 가능성은`이라는 질문에 이스라엘 응시자 중 23.1%는 `매우 높다`, 50.0%는 `높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이 창업에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매우 낮다`는 응답은 없었고 `보통이다`는 26.9%였다.
이에 비해 한국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창업에 비관적이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3년 국내에서 실시한 `청년 창업지원정책 프로그램` 참여자 501명을 대상으로 같은 문항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매우 높다`는 4.8%, `높다`는 20.2%에 그쳤다. 반면 `낮다`는 25.0%, `매우 낮다`는 6.8%였다. 한국 청년들은 창업 성공보다는 실패 가능성이 높다고 답해 이스라엘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중국·동남아·중앙아시아 등 주로 아시아 지역 외국인 유학생이 많은 솔브리지 응답자들도 창업 성공 가능성에 대해 한국보다 높은 자신감을 보였다. `매우 높다`가 21.9%, `높다`는 40.6%를 기록했다.
한국 청년들은 `실패 후 재기의 어려움` 때문에 창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창업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한국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5.6%가 이같이 답했다. 이에 비해 이스라엘 청년들은 11.5%만 `실패 후 재기의 어려움`을 지적했고, 절반이 넘는 57.7%는 `초기 자본 조달의 어려움`을 꼽았다. 이는 실패를 소중한 경험이라고 여기는 이스라엘 문화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창업 후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스라엘 기업 `파이버`의 리론 스맛자 마케팅 매니저는 "이스라엘 창업가들은 위험을 감수(Take risks)해야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창업가에게 초기 실패는 향후 성공을 위한 큰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차이 때문에 양국 청년들이 바라는 미래 진로도 크게 엇갈렸다. 이번 MK-TEST 설문과 한국경제연구원이 2013년 국내 19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비교해보니 한국 청년들은 안정적인 `공무원`(34.2%)과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27.9%)을 선호했다. 반면 이스라엘 청년들은 `자영업·창업`(40.7%)을 가장 많이 선호했다. `기업 이윤을 누구에게 최우선적으로 배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도 극명하게 갈렸다. 한국 청년들은 `종업원`(45.4%) `소비자`(33.4%)를 우선시했지만 이스라엘은 `경영자`(57.1%) `주주`(39.3%)가 훨씬 많았다. 이스라엘 청년들이 자본주의 근본 원칙을 더 잘 따르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기업이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일은`이라는 질문에 한국 청년들은 `일자리 창출`(28.3%)을 가장 많이 꼽았지만 이스라엘은 `기술개발`(37.8%)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한국 청년들은 `정부의 최우선적 국정 운영 방향은`이라는 질문에도 `일자리 창출`(33.2%)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중소기업 지원`(40.7%)이라고 답해 대조적이었다. 안병근 한국경제교육학회 부회장(공주교육대 사회교육학과 교수)은 이번 결과에 대해 "양국 청년들의 경제 의식 차이는 기업과 정부 역할, 그리고 취업 성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이스라엘이 한국보다 기업의 성장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반적으로 이스라엘은 친(親)기업적이며 진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 국가공인 매경TEST는…
비즈니스 사고력을 측정하는 `매경TEST`는 경영·경제 각 분야에 대한 기초 지식은 물론 현실 감각, 응용력, 전략적인 사고력 등을 종합 평가하는 최고 권위 국가공인 시험이다.
매경테스트(이하 매테)는 경영과 경제 각 분야에서 40문항씩 총 80문항을 출제해 △지식 △시사 △사고력 3개 영역을 평가한다. 1000점 만점 중 600점 이상을 기록하면 국가공인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MK-TEST인터내셔널`은 매테의 영어 버전이다. 이번에 이스라엘에서 시험을 시행하기 위해 초안을 제작한 뒤 주한 이스라엘대사관 감수를 받아 완성도를 높였다.
이재은 이스라엘대사관 공보담당은 "현지에서 아시아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과 창업가들이 MK-TEST인터내셔널에 적극적으로 응시했다"고 전했다.
매테는 활용성이 커 대학과 기업에서 주목받고 있다.
[오재현 기자 / 최병일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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