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인 비즈니스 사고력 측정시험인 `매경TEST` 제27회 정기시험에서 삼성엔지니어링에 근무하는 강민수 씨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 18일 치러진 27회 시험에서 강씨는 1000점 만점에 960점을 받아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매테 역대 최고 점수와 같은 점수다. 직장인이 매경테스트(이하 매테)에서 1등을 차지한 것은 2011년 시행된 7회 정기시험 후 약 4년 만이다.
이번 시험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강씨와 같은 직장인들의 약진이 돋보인 가운데 기존 대학생 중심의 성적 구도도 다변화했다.
◆ 직장인 고득점자 대거 등장
대상을 수상한 강씨는 "회사에 다니면서 경제·경영 쪽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매테 준비를 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강씨는 역대 최고점과 타이 점수를 받은 배경에 대해 "기출 문제집을 구해 풀어보면서 유형을 먼저 파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준비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고 토로했다. 서어서문학을 전공한 그는 "학부 시절 경제학 원론을 들은 게 다였고, 경영학의 경우 새롭게 접하는 분야라서 힘들었다"면서 "생각을 깊게 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회사에서 물류 업무를 맡고 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주민근 씨, 삼성전자에 다니는 문정민 씨,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민아 씨 등 세 사람도 우수상에 이름을 올렸다. 복수의 직장인이 우수상을 차지한 것도 이번 시험 결과에서 볼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다.
해외 영업 파트에서 일하는 최민아 씨는 "매테를 준비하다 보니 환율·유가 등 거시경제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게 돼 업무에 도움이 됐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최씨는 사내 동아리 `MARCH` 회원들과 함께 응시했다.
최근 매테에서는 직장인들이 취업전선에 진입하지 못한 대학생들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는 매테가 시사 지식도 중시한다는 점에서 실무경험이 있는 직장인들이 시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 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군인·의경들도 수상자 대열에
군인들도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공군 학사장교로 복무 중인 박태인 씨와 육군에서 근무하고 있는 빈성우 씨가 장려상을 받았다.
박태인 씨는 "전역 후 언론계에 취업하기를 희망한다"며 "이를 위해 경제 및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일환으로 매테를 보게 됐다"고 소개했다. 800점대를 받은 박씨는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매테에 계속 응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시험에서 경제에 비해 경영 점수가 낮아 아쉽다"면서 "이를 보완해 고득점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박씨는 "보직 특성상 야간 근무가 많은데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울산남부서에서 의경으로 근무 중인 김희재 씨도 장려상을 수상했다.
◆ 대학생 실력 만만치 않아
이번 시험에서 최우수상은 모두 현역 대학생들이 휩쓸었다.
강재원 씨(서울대 경제학부 3학년), 국호근 씨(서울대 경제학부 4학년)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국호근 씨는 "공기업 입사를 준비 중인데 경험 삼아 매테에 응시했다"면서 "기본서 위주로 시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국씨는 "해당 뉴스를 모를 경우 풀 수 없는 문제가 인상적이었다"면서 "앞으로 신문기사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덧붙였다.
강인영 씨(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는 근소한 차이로 최우수상을 놓치고 우수상에 이름을 올렸다. 강씨는 "취업 문턱을 넘어야 하는 상황에서 스스로의 능력을 테스트해 보기 위해 응시했다"면서 "매테는 사고력과 시사 영역에서 개념을 응용하는 문제가 많아 암기로만 풀기엔 무리가 따를 것 같다"고 전했다. 김성미 씨(고려대 경영학부 4학년), 고영욱 씨(숭실대 경제학과 4학년)도 우수상을 수상했다.
[문수인 기자 / 유태형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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