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정보가 많은 시대에는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질지 여러분이 선택해야 합니다. 쓸모없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 시간 낭비이자 자원 낭비가 되고, 유익한 것에 관심을 가져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음악·놀이 교육 상품을 개발·판매하는 벤처기업 바이시클 운영을 진두지휘하는 이도희 사장(49)은 지난 6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매경CEO특강에서 남다른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관심` `관찰` `관계`의 세 가지 `관`을 기억해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강조했다. 넓은 시야와 깊은 통찰력, 좋은 관계를 유지할 때 급변하는 환경과 다양한 상대방을 두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제1의 `관`인 관심에 대해 이 사장은 "기업 조직이 목표를 향해 제대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리더나 오너의 관심과 직원들의 관심이 일치하는 게 중요하다"며 첫마디를 뗐다. 이어 그는 "리더와 직원들의 관심이 다르면 조직 역량을 심하게 낭비하고 목표를 향해 제대로 갈 수 없을 것"이라며 "리더는 항상 조직원들에게 자신의 관심을 알려주고 그 관심을 향해 모든 직원이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업을 이끌었던 경험도 소개했다. 10년 넘게 케이블TV 보안솔루션 전문기업 `디지캡` 대표로 일하며 지난해 코넥스시장에 상장시키는 등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관심 덕분이었다.
대학 연구실 벤처로 출발한 디지캡은 창립 초기 직원들의 목표의식이 약한 한계가 있었다. 이 사장은 비전을 세우고 모든 조직원에게 매월 비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줘 모두가 동일한 관심을 갖도록 만들 수 있었다. 그는 "디지캡이 유럽 시장에 처음 진출할 때도 동양화를 전공한 덕분에 비즈니스뿐 아니라 미술, 와인, 음악 등 다양한 영역에 둔 관심사들이 유럽 바이어들을 설득하고 거래를 틀 때 유용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 `관`인 `관찰`은 마케팅에 적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근 부각되는 포털, 쇼핑몰 등 각종 플랫폼 기반 사업들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잘 잡는 게 성공 모델인데 이때 예리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관찰력을 길러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갖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과 상품을 판매하는 자가 원하는 조건을 정확히 파악해 밸런스를 잡는 게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관`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변화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스포츠 브랜드를 사례로 들었다. 이 사장은 "1960년대 아디다스는 각종 스포츠 대회와 선수들을 후원하며 스포츠 신발 시장 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렸지만 1970년대 들어 조깅 시장의 부상을 예측한 나이키는 조깅화 분야를 개척해 기존 아디다스의 점유율을 가져왔다"며 "기존의 관계를 나이브하게 여긴다면 더 이상의 관계 유지는 어렵다.
대학 후배들에게 특강을 들려주려고 강의 장소를 이화여대로 요청했다는 이 사장은 후배들에게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커리어를 조화시키는 방안도 덧붙였다. 그는 "여성들이 의식과 행동을 바꾸고 영업을 하더라도 남성들과는 차별된 방식으로 해야 한다. 남성처럼 술 마시며 영업하는 대신 뮤지컬 공연에 데려가고, 소주 대신 와인과 맛있는 요리로 승부하라"고 당부했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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