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제토플 eBAT 차이나 / 22~26일 상하이·칭다오서 시행 ◆
우리은행 상하이 분행 현지 중국 직원들이 지난 23일 `eBAT(Economy&Business Aptitude Test) 차이나`에 응시해 문제 풀이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처럼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는 가운데 시행된 eBAT차이나는 매우 진지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22~26일 5일 동안 상하이와 칭다오의 국내 기업과 금융사들을 직접 찾아 기업 특별시험 형태로 치러진 글로벌 경제토플 eBAT는 중국인 직원들의 직접적인 관심이 높았고, 진지하게 자신의 역량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라는 반응이 많았다. 10~50명 단위로 중국인 직원이 편한 시간을 택해 치러졌고, 이미 eBAT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갖고 있어 자신감 있게 응시한 중국인 직원도 많았다. 마치 국내 매경테스트 기업 특별시험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았다는 평가다.
경제 상식이 풍부한 금융사 직원들과 함께 기업의 중간직 관리자들을 중심으로 치러져 응시생들의 전반적인 성적 수준도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칭다오태광 현지시험의 가채점 결과도 기대 이상이었다. 칭다오태광은 손해수 대표까지 직접 시험에 응시했다.
"eBAT는 여러분의 업무 역량을 스스로 평가해보는 좋은 기회입니다."
지난 25일은 하루 종일 칭다오태광 현지법인에 `eBAT데이`였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4개 조로 나눠 eBAT를 치렀다. 중간직과 관리직 직원 대다수가 eBAT에 응시하면서 회계, 마케팅 등 경제·경영 분야 지식을 누가 많이 갖고 있는지 회사 내에서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칭다오태광은 이런 직원 평가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eBAT 성적 우수자들에게 회사 차원에서 표창을 실시하고 시상품을 전달하기로 했다. 박연식 칭다오태광 인사 담당 부장은 "직원 역량을 강화해야 전체 성과가 좋아진다는 회사 취지에 직원들이 공감하면서 eBAT가 직원들의 경제·경영지식 경연대회가 됐다"고 전했다.
앞서 22~24일 상하이에 있는 금융사·기업들도 eBAT로 직원 역량을 평가했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삼성물산, LS그룹, 상하이코트라, 칭다오코트라 등이 기업별 특별시험을 치렀다. 시험을 치른 현지 직원들은 처음 접한 문제 유형에 대해 재미있고 유용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eBAT가 경제와 경영, 시사이슈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응시자의 강약점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eBAT 상하이에는 `제2기 매경TEST 글로벌 금융허브 탐방단`도 참여했다. 12명의 탐방단은 현지 금융사와 기업 탐방 중 23일 eBAT에 직접 응시하면서 한·중 간 경제토플 실력을 겨루는 의미도 더했다.
취리 신한은행 상하이 분행 과장은 "중국에 특화된 문제뿐 아니라 글로벌한 문제가 많아 중국인들이 배울 부분이 많았다. 학습 의욕을 돋운다"고 말했다. 같은 날 eBAT를 치른 리린거 LS그룹 직원은 "문제가 쉽고 재미있었다"며 "기업 관리자급 정도 되면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은 것 같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점수가 높아질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BAT는 비즈니스에 필요한 필수 경제·경영지식은 물론 이를 업무에 응용하는 사고력까지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출제됐다. 출제 범위는 거시경제학과 미시경제학, 전략, 마케팅, 재무관리, 회계 등 경제·경영 전 분야를 망라한다.
이번 eBAT를 치른 응시자들의 성적표는 추후 기업 또는 개인에게 전달된다. 성적표는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응시자들이 분야별로 강점과 약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eBAT차이나는 앞으로의 성장잠재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일부 금융사들은 이번 시험 결과를 향후 직원평가에 반영하기로 했고, 정기적으로 상설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공상은행 등 중국계 금융기관과 함께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의 관심도 컸다. 상하이 총영사관도 eBAT가 향후 중국 내 글로벌 경제토플로 발전하는 데 적극적으로 지원할 전망이다.
한석희 주상하이 총영사는 "eBAT가 미국과 일본, 유럽 등지에서도 제 위상을 갖춘다면 중국 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BAT는 한·중 양국 간 지식 교류 활성화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임교택 우리은행 상하이 분행장은 "eBAT가 중국 특색을 반영하는 동시에 글로벌화에 필요한 화두들을 제시하도록 노력한 부분을 높이 평가한다"며 "특히 세계인들도 부러워하는 한국의 경제 성장 노하우를 중국인들과 공유할 수 있는 `지식한류`의 가능성을 eBAT가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eBAT 다음 행선지는 미국 캘리포니아다. 다음달 초 현지 파트너인 잡코리아USA, 엘리트교육그룹 등과 함께 시행한다. 미국 거주 한인들을 위한 구인·구직 전문 사이트 잡코리아USA 홈페이지(jobkoreausa.com)에는 eBAT와 매경테스트 응시를 위한 접수 창구가 이미 열려 있다. 일반 응시자들은 이곳에서 현지 시험 응시를 신청할 수 있고 기업들은 맞춤형 특별시험을 치를 수 있다.
(02)2000-2398
[중국 상하이·칭다오 = 오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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