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경제과 교사들이 지난 22일 베트남 호찌민시 꾸찌현에 위치한 한세베트남 공장을 방문했다. 김선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창조전략본부장(앞줄 오른쪽 셋째)과 임하순 서울 광운중 교장(둘째) 등 연수단 일행이 조성재 한세베트남 법인장(첫째)의 설명을 들으며 제품을 만져보고 있다.
"경제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학생들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수업 방법 개선이 필요해요. 교사와 학생이 함께 경험하는 장을 만들기 위해 정부와 경제관련단체의 관심도 더 커져야 합니다."
지난 20~24일 진행된 `초·중·고교 사회경제 우수 교사 베트남 현장체험 연수` 중 열린 토론회에서 사회·경제과 교사들은 경제교육 활성화를 위해 이렇게 입을 모았다.
매일경제신문과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가 주최한 이번 연수는 하나금융그룹과 정진기언론문화재단 후원으로 올해 18회째를 맞았다. 전국 초·중·고교에서 심사를 통해 선발한 신문 활용 교육(NIE) 담당 사회·경제교사 40여 명은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주요 산업·금융 현장 및 교육기관을 견학하고 함께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22일 호찌민 이스틴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웅희 기획재정부 사무관은 이런 교사들의 목소리에 화답하듯 "경제 교육 활성화에는 민관 협력이 중요하다"며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정부가 직접 경제교육 기반 확충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회를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날아온 박석곤 금융감독원 하노이사무소장은 "금융교육은 소비자 스스로를 보호하게 하는 생존 도구"라며 교재 개발, 협력체제 구축, 강사 양성 등을 통한 금감원의 학교 금융교육 활성화 노력을 소개했다.
전문가들의 특별 섹션에 이어 현장 교사들이 우수 NIE 교육 사례를 발표했다. 이 중 박경희 서울수암초 교사와 서지언 서울 염경중 교사는 매일경제신문이 발행하는 청소년 경제·경영신문인 `틴매일경제`를 활용한 경제교육 사례를 발표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초등학생이 `틴매일경제`를 보기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박 교사는 "경제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 읽기에 부담이 없다"며 "경제 기사를 읽고 느낀 점을 급우들끼리 학급 홈페이지에 서로 공유해 생각을 키워가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사 역시 "특종 틴매테 엿보기, 가로세로 퍼즐, 경제금융 만화 등 학생들 흥미를 끄는 콘텐츠가 많이 배치돼 있다"며 "신문을 활용한 3분 뉴스 발표, `매경 NIE 경진대회` 참가 등 학생 참여를 높이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사례 발표에 이어 참가 교사들 간 분임토의가 진행됐다. 권재원 서울광양고 교사는 "경제 과목을 선택하는 학생이 매해 줄어드는 이유는 학생들이 경제과목은 어렵다고 선입견을 갖기 때문"이라며 "학생들 흥미를 유발할 수 있게 수업 방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종남 전북 부안여고 교사는 "지속적으로 학생들의 경제마인드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생활경제 중심의 활용수업이 필요하다"며 "관련 기관의 프로그램 개발·보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앞서 연수단은 지난 20일 호찌민 남단 신도심에 위치한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을 방문했다. 2008년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베트남계 `꿉마트`, 프랑스계 `빅시` 등 선발 주자와 당당히 경쟁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연수단은 홍원식 롯데마트 베트남법인장 안내로 매장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이어 21일 사이공시립대 부속고등학교와 호찌민사범교육대를 방문한 연수단은 현지 학생들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연수단을 안내한 조명숙 호찌민사범교육대 교수(한국학센터 부소장)는 "최근 한국과 베트남이 경제·문화적으로 가까워지면서 한국에 대한 현지 학생들 관심이 크게 늘었다"며 "호찌민사범교육대 역시 2학기부터 한국어학부가 신설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수단은 호찌민증권거래소와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현지법인(KIS베트남)에 방문해 베트남 금융시장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오경희 KIS베트남 법인장은 "매년 6% 이상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베트남 증권시장에서 3년 내 최고 증권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22일 방문한 한세베트남에서 연수단은 현지 공장 규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끝없이 빼곡하게 주차된 오토바이가 직원 수를 짐작하게 했다. 한세베트남은 호찌민시 꾸찌현 등에 총 4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총 32만평 규모로 약 2만여 명의 현지인이 근무하고 있다. 세계적 대형 할인 매장의 자체상표(PB) 의류를 만들어 연간 3억장을 생산해 전량 수출하고 있다.
김계순 서울 정의여고 교사는 이번 연수를 마치면서 "베트남 현지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는 기업인들을 보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며 "한국에 돌아가 학생들이 세계를 품는 넓은 시야를 가지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오재현 기자 / 호찌민 = 유태형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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