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6일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시행된 국가공인 경제·경영시험 `매경TEST`(제31회 정기시험)를 마친 응시자들이 고사장에서 나오고 있다.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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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매경TEST부터 응시할 거예요. 1년 안에 800점을 따서 꼭 승진할 겁니다."
취업·승진 등 가지각색 목표를 이루고자 매경테스트(매테) 고득점을 준비하는 응시자들은 특히 새해 첫 시험을 주목한다. 증시와 마찬가지로 매테에도 `1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증시에서 1월 주가가 다른 달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듯 매테 성적 분포에서도 같은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매경TEST사무국이 매테 평균 성적과 국가공인 합격률 통계를 분석한 결과, 1월 첫 시험 평균 점수와 합격률이 이후 실시된 다른 회차보다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가령 올해 1월 실시된 제31회 매테 응시자 평균 성적은 562.6점(1000점 만점)으로, 다음달 치러진 제32회 매테 평균 점수인 548.5점보다 14점가량 높았다. 3월에 실시된 제33회 매테 평균 점수는 544.1점으로 1월 시험 대비 점수 차가 더욱 커졌다. 600점 이상을 획득해 국가공인 자격을 취득하는 이들의 비율도 31회 매테가 32·33회 대비 평균 4.7%포인트가량 높았다.
지난해 1월 치러진 제23회 매테도 응시자 평균 점수가 604.1점을 기록해 절반이 넘는 응시자가 `우수` 등급 이상을 얻어 국가공인 자격을 취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평균 점수는 직후 시행된 제24회 매테보다 15점 이상 높을뿐더러, 3월에 시행된 제25회 매테(평균 551.5점)와 견주면 50점 이상 높은 수치다.
응시자 구성에서 1월과 다른 달의 차이가 별로 없어 매테에서 보이는 `1월 효과`는 얼핏 의아스럽게 보인다. 하지만 매경TEST사무국 관계자는 "출제 담당 기관의 입장에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결과다. 자연스러운 흐름이 이번 분석을 통해 통계숫자로 증명됐을 따름"이라고 평가했다. `1월 효과` 자체가 토익을 비롯한 외국어 검정시험, 한국어능력평가 등 기타 자격시험에서도 종종 관측된다는 설명이다.
우선 시기상 신년을 맞아 매테에 처음 도전하는 이가 많다 보니 출제자 입장에서는 실험적인 신유형 문제보다 교재·신문을 통해 익히 알려진 정형화된 문제를 선호하게 된다는 설명이 붙었다. 사무국 관계자는 "새해 첫 시험부터 색다른 유형이나 낯선 내용을 다룬 문제를 내놓을 경우 수험생 반발이 뒤따른다"며 "출제자로서는 이로 인한 심리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짐"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연말·신년을 맞아 전 언론이 `2016 올해의 이슈 정리` `내년에 주목해봐야 할 경제 트렌드` 등 이슈 정리 기획을 잇달아 보도하는 것도 한몫한다는 평가다. 매일경제를 비롯한 전 언론사가 `시험에 나올 만한` 핵심 시사이슈를 죄다 뽑아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기 때문이다. 사무국 관계자는 "언론사가 수험생들을 위한 `시사 요약 정리`를 내놓는 셈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요약` 바깥의 시사이슈는 거의 출제되기 어려운 탓에 수험생으로선 시사 부문 고득점이 그만큼 용이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출제 바깥의 이유로는 겨울방학을 십분 활용해 시험을 꼼꼼하게 준비한 응시자가 늘어난다는 점이 먼저 꼽힌다. 신년을 맞아 대다수 응시자가 `새해 목표` 다짐을 새로이 한 덕분에 이들의 시험 준비 태도와 집중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된다는 점도 이유로 지목된다.
이 같은 까닭으로 내년 첫 매테는 성적 향상을 노리는 다양한 분야 수험생에게 `응시 최적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득점 가능성이 여러모로 높은 시기이기에 취업·승진·학점 취득을 위한 준비를 연초에 일찌감치 마쳐둘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매테 고득점자에게 가산점을 주거나, 아예 매테로 채용 필기시험을 치르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취업준비생들에게 매테는 이미 `필수 요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BNK경남은행 등 여러 기업이 서류 전형에서 매테 점수를 반영하고 있는 데다 교보생명 NH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신입 채용 필기 전형으로 매테를 쓰고 있다.
직장인 응시자도 `승진 요건`을 미리 채워놓는 데 이번 1월 시험을 활용해볼 만하다. 대명그룹 유니클로(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 아세아시멘트 등 유수 기업들이 매테 점수를 승진 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매테 최우수 등급 기준선인 800점 이상을 받은 임직원에게만 승진평가 만점을 부여하고 있다. 사무국 관계자는 "연초 매테를 치르는 직장인 비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굳이 승진 대상자가 아닌 사람이라도 승진 요건을 미리미리 만들어 두려고 일찌감치 고득점을 노리는 추세"라고 밝혔다.
내년 1월 매테 정기시험은 홈페이지(mktest.org)와 모바일 페이지(mktest.org/m)에서 접수하고 있으며 다음달 4일 자정에 마감된다.
[문호현 기자 / 최병일 경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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