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국가공인 경제·경영시험 `매경TEST` 시행을 앞두고 수험생들이 시험 안내 포스터를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한주형 기자]
"승진 평가에 반영할 경제·경영 평가도구를 검색하다 매경TEST를 발견했는데, 매일경제가 시행하는 데다 국가공인이라고 해서 신뢰가 가더라고요. 공신력 있는 시험이라고 판단돼 회사 인사 시스템에 반영시켰습니다."(유안타증권 인사팀 관계자)
승진 등 인사평가에 있어 임직원의 `실전 직무역량`을 객관적으로 측정해줄 도구를 찾는 일은 모든 기업 인사 담당자의 핵심 과제다. 최근 이러한 과제를 경제·경영 이해력 시험인 `매경TEST` 반영으로 해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특히 연 8회 실시되는 매경테스트(매테) 정기시험에 임직원을 응시하도록 해 여기서 나오는 성적을 승진평가에 반영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지난 3개월간 유안타증권을 비롯해 코리아나화장품·생명보험협회·KSS해운 등 6개 업체가 임직원의 매테 정기시험 성적을 승진평가 시 반영하기로 했다. 이들 이외에 한국남동발전 전기공사공제조합 등 공기업, SK해운 KWE코리아 유니클로 아세아시멘트 본아이에프(본죽) 등 주요 사기업이 승진에 매테 정기시험 성적을 반영해오고 있다.
`매테 반영 신드롬`은 정기시험 응시자 중 직장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해 5월 시행된 제34회 매테에서 18.5%에 그쳤던 직장인 비율은 22.8%(2016년 7월), 21.7%(2016년 9월)를 거쳐 28.0%(2016년 11월) 선을 찍으며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다. 연말 인사 시즌을 목전에 둔 기업체 임직원이 하반기 매테 정기시험에 대거 몰린 까닭이다.
구체적인 매테 반영법은 원점수 직접 반영, 고득점자 가산점 부여에서 일정 수준의 `통과 점수` 요구에까지 가지각색이다. 가령 최근 매테 반영을 새로 결정한 생명보혐협회는 대리급 승진 대상자에게 매테 점수를 제출하도록 하는데, 응시자가 받은 점수 `숫자`를 그대로 반영하므로 점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승진에 가까워진다.
지난해 11월 매테에서 890점을 딴 생명보험협회 재직자 조지성 씨는 "직장인에게는 실무와 직결된 `살아 있는` 경제·경영 지식을 익혀두는 게 중요한데, 매테는 그 부분에서 직장인 수요를 확실히 채워주는 시험"이라며 "특히 시사영역 문제에 사내에서 업무를 보는 데 필요한 내용이 담겨 있어 좋다"고 평가했다.
한편 유안타증권은 사원·주임급 승진 대상자가 정기시험에 응시해 일정 수준 이상 고득점을 받으면 가산점을 부여한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매경TEST 성적 우수자에게는 지난해 말부터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런 가산점은 아직 토익·HSK 등 외국어 검정시험에도 부여하지 않고 있다"며 "최우수 등급(800점 이상) 취득자와 우수 등급(600점 이상) 취득자를 구별해 차등적으로 가산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매테를 신규 채택한 코리아나화장품도 매테 점수 취득자에게 승진 가산점을 준다. 코리아나화장품 인사팀 관계자는 "직급에 따라 요구되는 경제·경영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가산점 기준 점수를 다르게 책정했다"며 "일반 사무직은 매테 700점 이상 취득 시, 연구직은 600점 이상 취득 시 승진에 가산점이 부여된다"고 소개했다.
마지막 `통과 점수` 요구 스타일은 KWE코리아 동부생명 등에서 쓰고 있다. 가령 동부생명에서는 주임·과장·차장 각 단계 승진 시 요구되는 `승진 필수 자격증` 목록에 매테가 포함돼 있다. 600점 이상 취득하면 패스한 것으로 인정받으며, 취득을 위한 온·오프라인 교육비 등을 회사 예산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김종현 동부생명 인사팀 과장은 "내부 역량평가 제도상 AFPK, 재무관리사 1급 등과 매테 600점 이상을 동격 자격증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각 직급으로 승진하려면 해당 자격증을 제출해야 한다"며 "직원들의 자기계발과 직무역량 향상을 위해 필요한 자격증이라고 판단해 포함시키게 됐다"고 전했다.
매테는 정기시험을 이용한 승진평가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인재 검증에 반영되고 있다.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미래에셋대우 등은 신입사원 연수 과정에서 매테 특별시험을 실시한다. 교보생명·중소기업중앙회·BNK경남은행 등은 아예 신입사원 채용에 매테를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 채용시즌을 노리는 취업준비생들도 `필기 모의고사` 응시 차 다가오는 2월 매테에 지원해 볼 만하다. 특히 매테는 삼성 현대자동차그룹 등에서 실시하는 인·적성 고사와도 상당한 연결고리가 있어 더욱 그렇다. 가령 삼성 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를 구성하는 `직무상식` 영역에선 경제·경영 지식과 시사 이슈가 빈번히 나오므로 매테 공부·응시로 이들 내용을 `선행학습`하기에 용이하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시행된 GSAT 상식 문제 중 다수가 매테에서 기출된 주제에서 출제됐다. 핀테크 블록체인 등 금융거래 이슈를 묻는 문항은 지난해 6월 매테에서 유사한 문제로 다뤄졌다. 유전자질환 치료기술 트렌드를 묻는 질문,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을 구분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도 지난해 여름 매테에서 이미 다룬 바 있다.
[문호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