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非상경계도 응시 열풍
제49회 매경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지 씨(우수상), 정병렬 씨(최우수상), 김아라 씨(우수상). [한주형 기자]
"매경테스트는 이력서에 `스펙`이 사라진 블라인드 채용에서 경제·경영 지식과 사고력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최고의 솔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24일 열린 제49회 매경테스트(매테)에서 최우수상·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된 정병렬 씨(26·서울대 경영학과), 김아라 씨(26·이화여대 경영학과), 이현지 씨(26·경북대 회계학과) 세 명은 11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매테를 활용해 금융권·공기업 블라인드 채용의 좁은 문을 뚫어낼 자신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반적으로 블라인드 채용에서는 자격증이나 시험 성적을 이력서에 기재하지 않기 때문에 국가공인시험 매테의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력서 대신 자기소개서에 매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스토리를 적어서 제출하면 응시자의 노력과 함께 지식과 사고력에 대한 객관적 근거로 어필할 수 있다는 게 세 사람의 설명이다.
이번 매테 수상자 세 명은 모두 취업준비생으로 금융권이나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시험에 처음으로 응시해 최우수상(950점·전체 2등)을 수상한 정병렬 씨는 "블라인드 채용이 확대될수록 매테 활용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주변에서 같이 대기업·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매테에 점점 더 많이 응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기업 재무 파트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씨는 "이번에 처음 응시했는데 좋은 성적을 거둬서 기쁘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매테에 응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매테는 이처럼 블라인드 채용에 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최고의 `취업 마스터키`로 인정받고 있다. 이력서에 점수를 적을 수 없다고 해도 자기소개서부터 면접까지 취업 전 과정에서 매테 응시 경험을 내세워 차별된 경제·경영 지식과 응용력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매테를 공부하며 쌓은 상식은 필기·면접 전형에서도 자연스레 발휘되기 마련이다.
세 사람은 고득점 비결로 꾸준히 경제신문을 구독한 것을 공통으로 꼽았다. 우수상(870점)을 수상한 이현지 씨는 "매일경제신문을 매일 가판대에서 직접 사서 읽고 있다"며 "주말에는 일주일 치 신문을 스크랩하면서 시사 흐름을 읽고 주요 경제 용어를 체크한 것이 매테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매테는 다른 시험보다 시사 상식과 경제 용어 비중이 높은 것 같다"며 "자신만의 시사용어 노트를 만들어 틈틈이 정리하면 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이씨는 현재 우체국 금융개발원에서 체험형 인턴으로 일하고 있으며, 이달 말 인턴 기간이 끝나는 대로 금융권 취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들은 매테로 쌓은 실력을 바탕으로 한국 경제의 주역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우수상(890점)을 수상한 김아라 씨는 "아버지가 예전에 캐피털에서 일하셔서 어린 시절부터 경제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금융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며 "KDB산업은행이나 한국수출입은행 같은 국책은행에 취업해 산업 발전을 주도하는 시장경제의 파수꾼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올 들어 가장 많은 수험생이 응시했던 제49회 매경TEST 채점 결과 난도가 다른 때보다 높아 평균 점수가 지난 회차보다 15.6점 하락한 557.3점으로 집계됐다. 이번 시험에 P플랜(Pre-packaged Plan·사전회생계획제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다소 어려운 시사 용어가 다수 출제된 까닭으로 풀이된다. 과목별로는 경제 평균 점수가 287점으로 지난 회차와 차이가 없었으나 경영 평균 점수는 285점에서 270점으로 15점 하락했다.
이번 제49회 시험에서는 취업준비생 평균 점수 567.4점보다 재학생인 대학교 3·4학년의 평균 점수가 610.4점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연 계열 응시생 평균 점수가 549점으로 인문사회 계열 541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테 응시 열풍이 단순히 대기업·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문과생뿐아니라 이공계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매테는 비(非)상경계 지원자들이 경제·경영 사고력을 함양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는 평가다. 매테 사무국 관계자는 "최근 경제·경영 지식의 필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상경 계열을 비롯한 문과 학생들뿐만 아니라 이공계 학생들도 매테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전공에서 배우지 못한 경제·경영 지식을 자연스럽게 쌓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성 기자 / 최병일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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