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0회 매경테스트 수상자
지난달 열린 매경TEST 정기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 밖으로 나오고 있다. [이충우 기자]
국가공인 경제·경영시험 매경TEST에서 `젊은 피`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간 취업준비생·직장인 일색이던 고득점자 명단에 대학교 1·2학년생이 상당수 포함된 것은 물론이고 고등학생들 평균 점수가 30점 이상 오르는 등 매경테스트(이하 매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연령대가 크게 낮아지고 있다. 청소년 시기부터 미리 경제·경영 자격증을 취득해 향후 금융사·공기업 취업 등에 대비하려는 최근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9일 치른 제50회 매테 성적을 분석한 결과 성적 상위 10위권 고득점자 가운데 대학 저학년군(1·2학년)이 2명이나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930점을 받은 서강대 강석훈 씨(24)와 895점을 받은 한양대 김동민 씨(22)가 그 주인공이다. 금융권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경제학과 2학년 김씨는 "당장 급한 건 아니더라도 3·4학년 때 준비를 시작하면 너무 늦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주위 친구들도 점점 더 일찍 취업에 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수상자들은 주로 취준생이나 졸업을 앞둔 3·4학년생으로 채워질 때가 많았다. 실제로 지난 49회 시험에서는 대학 1·2학년 고득점자가 전무했다.
1·2학년 응시생 수 역시 지난 시험 181명에서 356명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평균 성적도 13점가량 상승했다. 이는 지난 시험 때 고득점 그룹인 공무원과 군인 그룹 점수가 크게 상승하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고교생들 선전도 눈에 띄었다. 고등학생 평균 성적은 582.3점으로 지난 시험에 비해 40점가량 급등했다. 성적 상위 20명에도 2명이나 포함됐다. 이변을 일으킨 주인공은 895점을 받은 인덕원고 박건우 군(18)과 885점을 받은 한영외국어고 김소람 양(18)이다.
박군은 꿈을 이루기 위해 일찌감치 경제·경영학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박군은 "중학생 때까진 피아노 연주자가 되는 것이 목표였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해 매테를 통해 경영학을 접하면서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프로듀서 겸 경영자가 되는 것으로 목표를 바꿨다"며 "양현석·박진영 같은 유명한 엔터사 대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양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매테를 공부하고 있다. 김양은 "경제·경영학과를 가고 싶어서 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수 있는 매테를 준비했다"며 "평소 신문을 자주 챙겨본 것이 시사용어 문제를 푸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 저학년과 고교생들이 강세를 보인 것은 일찌감치 매테 점수를 취득해 향후 금융권·공기업 취업이나 대학 진학에 활용하려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테에서 국가공인 점수(총점 1000점 만점에 600점 이상)를 받으면 주요 기업 전형에서 우대를 받거나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다. 한국은행·한국남동발전 등이 매테 점수 소유자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으며 우리투자증권·현대엔지니어링·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기업과 증권사가 신입사원 채용시험에 매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입을 준비하는 고교생 사이에서도 매테는 `입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매력적인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국가공인 성적인 600점 이상을 받으면 학생기록부에 기재할 수 있어 경제·경영학과 진학 시 유리하다.
한편 같은 날 열린 제26회 경제금융이해력인증시험(틴매경TEST) 정기시험에서는 부산정보고 2학년 이무결 군이 92.5점을 얻어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최우수상은 틴매일경제 학생기자로 활동 중인 대전 신일여고 2학년 박수연 양, 천안여상 2학년 이소연 양이 나란히 받아 눈길을 끌었다.
[정지성 기자 / 최병일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 유태형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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