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삼성 등 5대 그룹과 금융권이 대규모 채용을 예고한 가운데 공공기관 부문에서도 구직자들을 위한 등용문이 활짝 열릴 전망이다. 민간기업들이 앞장서 채용에 나선 가운데 공공기관들도 역대급 수준인 1만2700명 채용을 예정하고 있다. 특히 `알짜`로 통하는 공기업들도 줄줄이 채용을 예고하고 있어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의 숨통을 터줄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도로교통공단과 한국농어촌공사는 이달 중으로 각각 50명, 386명 규모 신규 채용을 예정하고 있다. 두 기관 모두 필기시험-면접 절차로 채용이 진행된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은 8월, 11월 두 차례에 걸쳐 523명을 대거 채용한다. 한국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은 각각 61명, 219명 규모로 신규 인력을 뽑는다. 이 밖에도 기술보증기금(57명), 신용보증기금(90여 명)이 채용을 예정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도 9~10월께 62명 규모 채용이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공사 채용의 문도 대규모 열릴 예정이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각각 600명, 100명 규모 `통 큰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구체적인 채용 규모와 시기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하반기 공채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청년실업 완화를 위해 올해 확정한 공공기관 일자리 규모는 2만8000개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 중 55%인 1만5300개가 상반기 채용을 통해 달성됐다. 이번 하반기 공채에서도 1만2700명 규모로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 이는 지난해 공공기관 부문 전체 채용 인원(2만1000명) 대비 60%에 달하는 규모다.
구직자들이 기억해야 하는 올해 공기업 채용의 키워드는 △블라인드 채용 강화 △직무적합성 평가 강화 △공기업 인재상 등이다. 먼저 블라인드 채용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직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스펙에 대한 평가 비중은 굉장히 낮아졌다. 특히 올해 대부분 기업들이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는 추세여서 서류전형 통과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철도공사나 동서발전 등은 서류전형은 결격 사유만 없으면 거의 통과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서류전형의 문턱이 낮아진 만큼 필기시험이나 적성검사와 면접전형 비중이 점차 커지고 까다로워진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직무적합성 평가가 강화된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공기업들은 직무 수행과 관련된 보유 역량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면접을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공기업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면접전형을 많이 실시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실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 면접이나 시작 질문을 중심으로 심화시켜 나가는 구조화 면접이 주를 이룬다.
공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사기업과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사람인 관계자는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은 공공의 서비스를 담당하는 특성상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보다는 규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공정성을 바탕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인재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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