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샐러던트 시대 ① ◆
공부하는 직장인 `샐러던트(Saladent=salaryman+student)`의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자신의 몸값을 높이며 이직이나 승진을 준비하려는 직장인이 갈수록 늘고 있어서다. 직장인들은 자기계발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기업은 직원의 실력 향상으로 인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샐러던트 열풍은 노사 양측에 모두 `윈윈`이라는 평가다. 매일경제신문은 샐러던트 열풍에 대한 분석을 통해 최근 직장인의 자기계발 트렌드와 이에 맞는 기업의 맞춤형 교육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 클래식 공연 기획기업 JS바흐에서 공연 진행 업무를 맡고 있는 김초롱 대리(28)는 오전 6시에 일어나 신문을 정독한 뒤 곧바로 영어회화 학원에 가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점심은 이동하는 도중 간단히 해결하고 남는 시간에 경제·경영 관련 서적을 읽는다. 퇴근 후 오후 8시엔 서울 강남에 있는 컴퓨터활용자격증 학원에 간다.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곧바로 회계학과 관련된 온라인 동영상 수업을 시청한다. 주말에도 쉴 틈이 없다. 김 대리는 토요일 오후마다 시사 스터디에 나가 정해진 주제에 맞춰 이슈 발표를 한다. 일요일 오전에는 중국어 학원에 가고 틈틈이 경제·경영과 관련한 특강·세미나에도 참석한다. 김 대리는 "요즘은 평생직장 개념이 아니라 스펙 상승과 커리어 관리를 위해 꾸준히 자기계발을 해야 하는 시대"라며 "특히 경제 전공이 아니다 보니 따로 시간을 내서 경제학 관련 공부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공부하는 직장인, 이른바 `샐러던트(saladent)` 시대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 평생직장 개념이 희박해지고 경쟁에 내몰리는 직장인들이 `몸값` 상승을 위해 자기계발을 하며 샐러던트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실제로 `빨간펜 선생님`으로 유명한 학습지 `구몬학습`을 신청한 성인 회원은 2013년 1만8000명에서 지난해 5만여 명으로 늘었다. 교육업계는 취미활동을 제외한 직장인 교육시장 규모가 약 2조5000억원이며 문화·예술 분야까지 합치면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샐러던트들이 공부하는 분야는 갈수록 직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전문 자격증이나 경제·경영 분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7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업무 관련 자격증`이 18.8%로 영어회화(9.6%)를 크게 앞질렀다. 이는 커리어가 2012년 같은 설문조사(651명 대상)를 했을 당시 영어(46.0%)가 압도적이었던 것에 비해 트렌드가 크게 바뀐 것이다. 잡코리아가 실시한 비슷한 설문조사에서도 `직무역량을 위한 공부`(46.9%)가 `외국어공부`(39.2%)를 크게 앞질렀다.
직장인이 어학보다 실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힘쓰는 것은 직장 내 승진이나 이직을 위해 `몸값`을 올리려는 의도가 크기 때문이다. 올해 초 직장인 교육 전문업체 휴넷이 8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새해에 특정 분야를 공부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으며, 공부를 시작하는 이유로는 `업무역량 강화`가 `교양 증진 및 힐링`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직장인들이 스펙 향상을 위해 도전하는 자격증 중에서 국가공인 경제·경영 이해력 시험인 `매경TEST(매경테스트·이하 매테)`가 주목받고 있다. 매테는 기초 업무지식과 시사상식 등 현실 감각과 이를 연결하는 통합적 사고력까지 인재의 능력을 입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매테는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 인재를 검증하는 데 반영되고 있다.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미래에셋대우 등은 신입사원 연수 과정에서 매테를 특별시험으로 실시한다. 중소기업중앙회, BNK경남은행 등은 신입사원 채용에 활용하고 있다. 대명그룹, 유니클로(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 아세아시멘트 등 매테로 승진 평가를 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매테 응시자 가운데 직장인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2014년 9.3%에서 지난해 23.2%로 늘었다. 매테에 응시한 한 직장인은 "매테는 특히 시사영역 문제에 사내에서 업무를 보는 데 꼭 필요한 내용이 담겨 있어 실무에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 <용어 설명>
▷ 샐러던트(Saladent): 샐러리맨(salaryman)과 학생(student)이 합쳐져 `공부하는 직장인`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직장에 몸담고 있으면서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거나 현재 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을 말한다.
[정지성 기자 / 최병일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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