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인 경제·경영시험 `매경TEST`가 인사 혁신을 위한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서울 서초동 한국야쿠르트 본사에서 응시자들이 매경TEST 특별시험을 풀고 있다. [매경DB]
엘리시안리조트, 한국남동발전, LF, 대명그룹, 후지제록스…. 각각 자신의 분야에서 굳건한 위치를 다지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들 사이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더 있다. 국가공인 경제·경영시험 `매경TEST`를 인재 평가의 수단으로 삼고 있거나 도입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우리은행 등 금융권은 물론 다수의 유통·패션업계에서도 매경테스트(매테) 특별시험을 통해 직원들의 역량을 평가하고 있다.
엘리시안리조트는 올해 인사제도를 개편하며 매테를 승진 시험으로 전격 채택할 계획이다. 인사가 직원들에게 민감한 문제인 만큼 경영진이 나서서 내부 직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5월 23일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제도 개편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매테 사무국 담당자를 인사제도 개편 설명회에 초청해 직원들과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활용 계획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대리부터 부장까지 승진 대상자의 역량을 매테로 평가할 예정이다. 전국 사업장에 있는 승진 대상자를 소집해 강촌 사업장에 고사장을 설치하고 매테 특별시험을 치른다. 승진 시기와 무관한 직원도 매테를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매테 정기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제출하면 인사고과에 가산점이 부여된다. 직원들은 600점 이상, 700점 이상 두 단계로 차등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엘리시안리조트 인사팀 관계자는 "기존에는 근무연차, 업무성과, 근무태도 등을 고려해 인사위원회에서 승진 평가를 진행했다"며 "직원 교육 효과도 얻고 승진에 객관성과 공정성을 더하기 위해 매테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도입 의도를 밝혔다.
한국야쿠르트는 사내 MBA 대상자 선발에 매테를 반영하고 있다. 인사고과와 매테 점수, 인적성 검사, 면접 점수 등을 합쳐 대상자를 뽑는다. 이번 한국야쿠르트 특별시험에만 100여 명이 응시했다. 한국야쿠르트 직원 이수영 씨는 "직접적으로 회사에서 하는 일과 관련된 최신 시사 문제가 많아서 신선했다"며 "업무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후지제록스의 승진 대상자 200여 명도 곧 특별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매경TEST 사무국 관계자는 "기업 측에서 실무와 연결되는 경영 분야의 비중을 높여 달라고 요청해 맞춤형 시험 문제로 제작하고 있다"며 "차후 교육 프로그램 연계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테가 조직 혁신의 키포인트로 꼽히는 이유는 공신력과 콘텐츠의 품질 때문이다. 국가공인시험으로 인증되며 객관성과 공신력을 인정받았고, 숱한 정기·특별시험을 거치며 콘텐츠가 실무역량과 연결된다는 게 드러났다. 기업 인사 담당자 역시 토익이나 토플 같은 영어 성적보다 매테를 통한 경제·경영지식이 더 유용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시험 데이터가 쌓이며 특별시험을 요청하는 기업에 맞춤형 문제를 출제하는 것도 장점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특별시험은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기존에 매년 시험을 치르던 직원들은 물론 SK해운과 KSS해운그룹, KWE코리아, 본아이에프, 이덕아이앤씨(알레르망) 등 기업 차원에서의 특별시험 역시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업계의 매테 도입 바람은 대명그룹이 선도했다. 엘리시안리조트 인사팀 관계자 역시 "국내 최대 리조트 업체인 대명그룹의 매테 도입 사례가 좋은 레퍼런스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명그룹은 2015년 매테를 도입해 3년째 승진에 반영하고 있다. 매년 수백 명에 달하는 대명그룹의 승진 대상자 100%가 한곳에 모여 시험을 치른다. 조리, 프런트 접객, 시설 등 언뜻 경제·경영과 관련 없어 보이는 직무도 예외는 없다. 직급이 오르길 원한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경영 지식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BNK경남은행은 직원들 경제교육에 매테를 도입해 큰 효과를 봤다. 전 직원에게 경제신문 읽기를 장려하며 매테로 평가해 인센티브를 준다. 응시 인원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BNK금융지주는 매테로 `경제지식 콘테스트`라는 이름 아래 시사상식 경진대회를 개최해 신문 읽기를 장려하고 있기도 하다.
손교덕 BNK경남은행장은 "경제신문 읽기를 통해 습득한 금융경제 상식이 은행 업무와 고객 상담 시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며 "경제신문 읽기야말로 은행원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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