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D증권사가 사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매경테스트 특별시험에서 응시자들이 열심히 문제를 풀고 있다. [매경 DB]
"지난해부터 `매경TEST` 정기시험에 매회 응시하고 있습니다. 경영ㆍ경제 사고력도 키우고 점수를 높여 회사 승진 평가 때 자료로도 제출할 수 있어 일거양득입니다."
국가공인 매경테스트(이하 매테) 점수를 승진 평가에 반영하고 있는 제조업체 H사 직원 이태형 씨(가명)는 오는 23일 시행되는 제21회 정기시험에 응시한다. 지난해 11월 제18회 시험부터 매회 응시하고 있는 이씨는 갈수록 높아지는 점수를 보면 마음이 뿌듯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공대 출신이기 때문에 경영ㆍ경제 지식이 약해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며 "그래서 일단 시험을 계속 보면서 기회를 많이 가져보는 것으로 나름의 전략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시험 준비를 하다 보니 부족했던 경영ㆍ경제 지식을 채우는 재미를 느꼈고 덩달아 점수도 높아지니 공부하는 맛이 나더라"고 덧붙였다.
이씨처럼 매테에 응시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매테를 내부 승진 평가에 반영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여러 차례 복수 응시하는 직장인이 많다.
최근 매테를 승진평가 시험으로 채택한 S그룹 계열사는 이번 정기시험에 직원 30여 명이 응시한다.
이 계열사 인사팀 관계자는 "직급별 승진 연차에 해당하는 모든 직원이 매테에 응시해 점수를 제출하도록 인사제도를 바꿨다"며 "다른 시험과 비교ㆍ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매테는 경제와 함께 경영 분야 지식ㆍ사고력을 측정하기 때문에 실무에 더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특히 매테 800점 이상(1000점 만점) 고득점자에게 가산점을 제공해, 점수를 높이려는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스터디그룹을 만드는 등 회사 내부에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유통업체 F사, 제조업체 A사, IT업체 K사 등도 매테 정기시험 점수를 승진평가에 반영해 이들 기업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응시하고 있다.
F유통사 인사팀장은 "기존에는 자체 시험으로 승진 대상자를 평가했는데 공신력에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는 임직원들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국가공인 매테를 도입한 후에는 이 같은 문제가 말끔히 사라졌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매테가 제시하고 있는 직무별 기준점수도 중요한 활용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매경TEST 전문가협의회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장 높은 수준의 매테 점수를 요구하는 직무는 기획ㆍ전략으로 1000점 만점에 750점이다. 이어 영업ㆍ마케팅 기준점수가 700점, 회계ㆍ재무 650점, 총무ㆍ인사 600점, 생산ㆍ품질 550점, 연구개발 500점 등이다.
매경TEST 사무국에 매테 특별시험을 요청해 응시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유통업체 H사, 음식료업체 Y사, 금융업체 R사 등은 내부 직원 평가를 위해 자사 강당 등에서 매테 특별시험을 치른다. H사 인사팀장은 "상ㆍ하반기 1회씩 회사 내부에서 매테 특별시험을 치르고 있다"며 "매테 성적 순위를 인트라넷에 공개해 임직원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공부하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매테는 기업 요청에 따라 비정기 특별시험을 제공하고 있다. 경영 40문항, 경제 40문항 등 총 80문항을 90분에 풀도록 한 정기시험을 시간, 문제 종류, 난이도 등을 조절해 맞춤형 특별시험으로 제공하고 있다.
스스로 경영ㆍ경제 지식과 사고력을 높이려는 일반 직장인들의 응시도 큰 폭 늘어나고 있다. 이번 정기시험에 응시한 한 대기업 직원은 "매테에 세 번째 응시하는 것"이라며 "매테는 경영ㆍ경제에 대한 일반 지식뿐 아니라 시사ㆍ사고력 문제를 통해 최신 이슈와 트렌드를 짚어주기 때문에 자기 개발 차원에서 유용하다"고 전했다.
[오재현 기자 / 박승룡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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