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현대차 인적성검사(HMAT) 등 대기업 입사시험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와 경영 분야의 현실감각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국가공인 시험인 `매경TEST`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실시된 SSAT는 최신 이슈에 대한 이해 등 현실감각을 요하는 시사 문항이 대폭 늘어 단순 암기형 문제에 익숙해진 취업준비생들을 많이 당황시켰다.
재수생 A씨는 "지난해 사지선다형 문제에서 올해 오지선다형으로 바뀌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특히 시사상식 영역에서 다양한 분야를 융합해 사고력을 발휘하도록 요하는 문제가 많이 나와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달라진 유형에 상대적으로 덕을 본 응시생들도 있다.
국가공인 경영ㆍ경제이해력 인증시험 매경테스트(이하 매테)에 여러 번 응시해 시사와 사고력 문제에 익숙한 수험자들이다. 이들은 매테를 통해 경영ㆍ경제 각 분야에서 최신 트렌드와 현실감각을 묻는 시사 문항, 이를 바탕으로 사고력을 테스트하는 복합 문항을 미리 접하면서 남들보다 먼저 새 스타일에 대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매테에 응시했고 이번에 SSAT를 치른 B씨(지방대 영문학 전공)는 "매테를 처음 치를 때 환율 관련 시사ㆍ사고력 문항 때문에 상당히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며 "이후 매테 재응시를 준비하면서 최신 이슈를 분석해 합리적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연습을 반복하다보니 이번에 SSAT에 나온 사고력 문제에도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응시자뿐 아니라 기업 채용담당자들에게도 매테는 주목 대상이다. 최근 관심을 끄는 입사시험 문제 가운데 상당 부분이 매테 기출 문제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입사시험 변화의 움직임에는 `매경테스트형 문제`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2009년 시작한 매테는 경제신문의 최신 이슈 등을 중심으로 응시자의 현실감각과 사고력을 측정해왔다.
한 대기업 인사팀장은 "매테 기출문제를 보니 경영ㆍ경제 각 분야에서 최신 트렌드와 현실감각을 묻는 시사 문항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사고력 문항을 복합적으로 테스트하고 있었다"며 "우리가 채용하고자 하는 사고력 인재 선발에 유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매테를 채용시험으로 채택하고 있는 한 금융사 임원은 "매테는 국가공인 시험으로 공신력을 갖춘 데다 현실감 있는 비즈니스 사고력 지수를 알려줘 활용도가 높다"며 "특히 최신 트렌드와 이슈에 대한 대처 능력 등을 평가하는 데 안성맞춤"이라고 전했다.
이 임원은 특히 매테 정기시험 16회(지난해 5월)에 나왔던 환율 문제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문제가 출제됐던 당시 시점에는 선진국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원화가치가 상승세(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 하락세)를 보이면서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 경제에 대한 파급효과를 좀 더 정확히 전망하기 위해서는 개별 산업과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매테는 이 부분을 테스트했다.
해외 채권에 투자한 사람, 외국 상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무역상, 달러화 대출을 받은 기업, 해외 유학생 등 개별적으로 서로 다른 처지에 있는 경제 주체들에게 어떤 영향을 각각 미칠지를 테스트했다.
매경TEST위원회 관계자는 "당시 문항은 `원화가치 상승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이라는 식으로 암기한 응시생들은 풀 수 없도록 기획됐다"며 "현실 세계에서 새로운 이슈가 벌어졌을 때 논리적 사고력을 발휘해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데 매테의 기본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채용 담당자들은 이 밖에도 최근 치러진 매테의 기출 문제에 나온 통상임금,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금의 상관관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영향 등을 입사지원자들이 꼭 점검해볼 이슈로 꼽았다.
[오재현 기자 / 김재진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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