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제토플 eBAT / ② 베트남 응시생 설문조사 해보니 ◆
지난달 17일 베트남 호찌민국립사범교육대에서 시행된 `글로벌 경제토플` eBAT에 응시한 현지 기업·대학의 직원과 대학생들이 문제풀이에 열중하고 있다. 특히 이날 시험에는 한세실업, 롯데마트, 한국투자증권, LS전선, 팬코 등이 현지 직원들 직무 역량 평가를 위해 단체 응시했다. [윤봉민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BAT 문제를 풀어보니 마케팅·회계·재무 등 각 분야의 지엽적인 내용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필요했습니다. 앞으로 eBAT 대비를 위해 지속적으로 공부하면 담당 업무인 마케팅과 연관된 분야까지 섭렵해 전반적인 업무 역량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17일 베트남 호찌민국립사범교육대에서 eBAT(Economy & Business Aptitude Test)를 치른 레하이 씨는 시험에 큰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현지 롯데마트 마케팅팀에 근무하는 레하이 씨는 `글로벌 경제토플 eBAT`에 응시해 보라는 회사 측 권유에 따라 이번 시험을 치렀다.
레하이 씨는 "회사가 eBAT를 안내해줬을 때 베트남에 없는 시험 유형이어서 상당히 흥미로웠다"며 "직접 시험을 치러 보니 직원들의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베트남어 중급(Intermediate) 버전`과 `베트남어 고급(Advanced) 버전`, 영어,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와 난이도로 준비된 이번 eBAT에서 그는 베트남어 중급을 선택해 시험을 치렀다. 함께 응시한 롯데마트 현지 직원 30여 명 중에는 베트남어 고급 등 다른 유형을 선택한 응시자들도 있었다.
매일경제가 새롭게 개발한 글로벌 경제·경영 역량 평가시험인 eBAT가 첫발을 내디딘 베트남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험을 직접 치른 응시자들은 eBAT 덕분에 지적 욕구가 커졌고 시사·이슈 문항에서 재미를 맛봐 학습 의욕이 높아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노이 eBAT(지난달 15일 시행)에 직접 응시한 정갑용 하노이법대 교수는 "특히 쉽고 흥미로운 문제와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문제가 적절히 배치되는 등 시험의 짜임새가 좋다"며 "eBAT는 비즈니스 관련 일반 상식 등 기본 소양을 분석할 수 있는 문항들로 구성돼 응시자들의 역량을 잘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직원들을 eBAT에 응시하도록 한 오경희 KIS베트남(한국투자증권 베트남법인) 법인장은 "eBAT는 현지 직원들의 업무역량을 평가하고 개선하는 데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며 "베트남어뿐만 아니라 한국어, 영어 버전도 있어 직원들의 언어 역량도 함께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호평했다.
조명숙 호찌민국립사범교육대 교수(한국학센터 부소장)는 "좋은 직장을 열망하는 현지 젊은이들이 비즈니스 적성을 찾고 관련 지식과 사고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직장인 역량 강화를 구상하고 있는 베트남 현지 대학과 협력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현지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eBAT의 업무 활용성이 높이 평가됐다. 설문에 응한 273명 가운데 222명(81.3%)이 "eBAT에 출제된 경제·경영 개념들이 기업에서 일할 때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특히 76명(27.8%)은 "매우 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설문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제의식 조사에선 베트남인들이 경제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확인했다.
정부가 가장 우선 순위를 둬야 할 정책은 무엇인지를 묻자 `규제 개혁을 통한 투자 촉진`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의 58.7%가 이같이 답했다. 한국의 경우 `일자리 창출`(33.2%)과 `경제적 약자 보호`(30.6%·이상 2013년 한국경제연구원 조사)가 많았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시장 친화적 정책과 부패 방지를 통해 경제 성장에 더욱 탄력을 줘야 한다는 현지인들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다.
기업이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하는 덕목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사회 공헌`(34.8%)보다 `이윤 창출`(48.5%)을 선택한 응답자들이 더 많았다. 베트남이 사회주의 국가지만 기업들이 자사 이익을 좇아 열심히 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줘야 더 큰 경제적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베트남 경제 발전을 낙관하는 비율은 72.9%에 달했고, 미래 개인의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응답자는 10명 중 9명을 웃도는 91.8%로 나타났다. 앞으로 베트남인들에게 경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소비 성향도 강해질 것을 예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번 베트남 시험을 통해 매일경제는 어느 국가에서든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며 eBAT를 시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성했다. 이를 계기로 eBAT를 본격적인 `글로벌 경제토플`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다. 당장 올해에만 이스라엘, 중국, 미국 등에서 추가 eBAT 시행을 계획하고 있다. 또 한국의 수준 높은 교육 콘텐츠와 경제·경영 지식을 수출하는 `지식한류 첨병`으로서의 역할도 부여해나갈 예정이다.
[오재현 기자 / 윤봉민·최병일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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