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인 경제·경영시험 `매경TEST`로 지난 3일 `경제지식 경연대회`를 개최한 BNK부산은행 직원들이 진지한 자세로 문제를 풀고 있다. [매경DB]
`매경TEST 최우수(910점), 금융 3종, 투자자산운용사, 금융투자분석사, 신용분석사, 외환전문역 1종·2종, AFPK, 자산관리사, 기업회계 2급, 전산회계 1급, 세무회계 1급….`
올 하반기 BNK캐피탈 신입사원 공채에 최종 합격해 입사를 앞두고 있는 서성민 씨(26·창원대 회계학 졸업)가 내민 `자격증 리스트` 중 일부다. 30종이 넘는 금융·경영 관련 자격증이 목록을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
"수많은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사실 돌이켜보면 불필요한 것이 많았어요. 금융권 취업을 목표로 하는 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은 건 매경TEST, AFPK, 외환전문역 1종입니다. 금융업 취업에 정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들이라고 봐요."
서씨는 금융권 취업을 결심한 2013년부터 2년간 이들 자격증 대부분을 취득했다. 학생 시절 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에 직접 투자해보다 추가적인 공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던 게 이유다.
매경테스트(매테)에 대해 서씨는 `특히 실질적인 도움이 됐던 자격증`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서류전형에서는 자신이 경제와 기업 경영에 대한 이해를 지녔음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됐다. 금융공기업에서 치르는 필기전형에서는 가계부채 등 논술 문제를 매테 학습 내용으로 커버했다.
무엇보다 면접에서 가장 큰 도움을 받았다는 서씨는 "면접에서 체계적 위험과 비체계적 위험의 차이, 마코위츠의 효율적 투자선, 금리 인상 이슈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전부 매테 문제로 접해본 개념이어서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의 대외활동 스토리에는 매일경제가 시행 중인 `글로벌금융허브탐방단` 참가도 포함돼 있다. 글로벌금융허브탐방단은 매테 성적 우수자를 선발해 해외 유수 금융가를 직접 탐방·체험하는 기회를 부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까지 2회 실시됐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를 다녀온 1기 탐방단 12명 중 절반에 가까운 5명이 이미 취업문을 뚫었다.
서씨는 "같은 처지에 있는 전국 대학생들을 만나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다. 또 상하이 현지에서 팀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팀워크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됐다. 많이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값진 기회였다"고 돌아봤다.
금융권 밖에서도 매테를 추진력 삼아 취업문을 뚫은 이가 있다. 이번에 GS리테일에 입사해 군산 시내 직영점에서 근무하는 홍병표 씨(27·원광대 보건행정학 졸업)가 그 주인공이다. 비전공자로 경영이 낯설었던 홍씨는 약점 보완 수단으로 매테를 적극 활용했다.
"유통업 관련 경영지식을 넓히고자 매테를 공부해 점수를 취득했다는 내용을 자소서에 써 비전공자 핸디캡을 극복했다"는 그는 "면접에서도 편의점 사업 지망 동기에 대해 설명하며 매경테스트, 매일경제신문 유통면에서 공부한 내용을 녹여내 좋은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통 분야 스토리를 쌓기 위해 신문을 주무기로 삼았다는 게 홍씨의 강조 사항이다. 산업 동향을 이해하고 관련 지식을 쌓기 위해 유통면을 꼼꼼히 들여다봤다는 것.
그는 "임원면접에서 GS 제품 가격을 묻는 질문을 받고 신문에서 보고 외워둔 금액을 자신 있게 답했다"며 "지원회사에서 시행하는 이벤트·정책을 발견하면 `기회`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대입 역시 취업만큼이나 중대한 인생 관문이다. 양준석 군(18·광주 광덕고 3년)은 서울대학교 수시모집에 합격해 내년 초 서울대 경제학부에 진학할 예정이다.
비결에 대해 양군은 "서울대는 공부만 잘한다고 갈 수 있는 게 아니며, 가고자 하는 학과에 대한 의지와 스펙·심화학습이 조합돼야 한다"며 "1학년 때부터 경제학부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3학년 때까지 그와 관련된 학습과 경험 쌓기를 꾸준히 해온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일찌감치 경제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했지만 정작 학교에선 경제 교과목이 개설되지 않았다. 그때 학교 선생님에게 한번 공부해보라고 추천받은 시험이 매테였다.
"매테를 공부하면서 이론을 실제에 적용해볼 수 있는 다양한 사고력 문제를 접했습니다. 경제·경영 이론이 책상 바깥 실생활에서도 도움되는 실용적인 학문임을 확실히 배웠어요."
본격적 경제 공부에 심취한 양군은 이와 관련된 다양한 심화학습, 경험 쌓기에 적극 나섰다. 서울대 경제학부에 앞서 진학한 고교 선배로부터 서울대에서 쓰는 경제 교과서를 추천받아서 탐독했다. 하지만 매테 점수는 학습량과 비례해서 잘 오르지 않았고, 우수 등급 기준선인 600점에 약간 못 미치는 점수만 세 번 연거푸 받았다. 급기야 고3이 돼서도 매테를 치겠다는 말에 "더 이상 거기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 눈앞의 학업 공부에 충실하라"는 선생님의 만류가 들어왔다.
하지만 양군은 "진학해서 배우려는 학문에 대해 많이 아는 것도 학교 공부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취지로 선생님들을 설득해 고3 1학기 때 본 네 번째 매테에서 720점을 따냈다. 아울러 그는 "원래 2학년 때까지 없었던 경제동아리를 3학년 때 창설해 회장 역할을 맡아 경제를 공부하기도 했다"면서 "3학년 때 바쁘다고 수능·내신 공부에만 올인하지 말고, 진로와 관련된 심화학습과 탐색을 함께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연거푸 강조했다.
한편 갈수록 많은 기업체가 임직원·취업준비생들의 매테 응시를 장려하는 분위기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경제·경영을 다루는 우리 단체 특성상 관련 기초지식을 갖춘 인재가 필수"라며 "이를 고루 측정할 수 있는 매테가 평가 수단으로 제격"이라고 평가했다.
[문호현 기자 / 윤봉민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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